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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가장 작은 것의 힘

by 하늘구름14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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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인내해야 하는 노동 아닌 놀이로 다가와야…
진짜 힘은 작은 것 안에 존재, 명상은 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눈앞에 커다란 대상은 작은 것들의 합이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한다면 결코 큰일을 대할 수 없다.
눈앞에 커다란 대상은 작은 것들의 합이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한다면 결코 큰일을 대할 수 없다.

 

진짜 힘은 작은 것 안에 있다
- 에크하르트 톨레



인내. 고통. 끈기. 흔히 명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러한 단어의 무게감만큼 명상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높다. 큰 뜻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아니고서야 선뜻 시도하기 힘든 일처럼 느껴진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명상이 멀어지게 된 이유일 테다.

젊은 부처도 그리 생각했던 걸까. 스물아홉에 집을 떠난 싯다르타는 다른 출가자들을 따라 고행한다. 집착으로 얼룩진 마음을 신체적 고통(tapas)으로 정화하겠다는 의지다.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면서 그는 오직 수행에만 일념한다.

그러던 중 자기 몸을 극단적인 고통으로 내모는 것 또한 하나의 집착이란 자각을 한다. 고행을 중단한 그는 우유죽으로 허기를 달래고, 그늘진 보리수나무 아래 다시 앉는다. 고요히 선정에 든 부처는 얼마 뒤 깨달음을 얻는다.

고통이나 인내를 명상의 기본값(default)으로 보면 젊은 날 부처가 그러했듯 명상 그 자체에 집착하게 될 수 있다. 괴로운 명상을 견뎌냈으니 정신적 평화가 찾아와야 한다는 보상심리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보상에 대한 집착 때문에 마음의 평화는 뜻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억누른 욕망과 실망감은 의지가 약해진 틈을 노리다 한순간 터져나온다. 많은 이들은 이내 욕망을 더 억누르지 못한 자신의 의지력을 탓한다. 고통과 인내, 끈기 바깥에 있는 명상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렇다면 명상이 즐거울 수 있을까. 놀이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노동이 아닌 놀이에서 기쁨을 느낀다. 이때 놀이의 정의는 단순하다. 수단과 목적이 일치된 행위다. 명상도 같은 원리를 따를 수 있다. 명상이 즐겁기 위해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명상이란 표현 대신 마음챙김이란 용어가 대신 쓰이기도 한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표현은 지금 행하고 있는 일에 자신의 주의력을 100% 다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어른이 돼버린 우리는 좀처럼 놀이하지 못한다. 돈이나 명예와 같은 더 큰 목적(가치)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명상의 시작은 작고 사소하다. 바로 호흡이다. 우리 몸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은 견디기 어렵다. 무가치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에게 톨레는 말한다. ‘진짜 힘은 작은 것 안에 있다.’ 눈앞에 커다랗게 보이는 대상은 실상 작은 것들의 합이다. 작은 것을 소홀히 대한다면 결코 큰일을 정성껏 대할 수 없다. 그 둘은 더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같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피곤할 때 눕는 것이 곧 불법’이라는 임제 선사의 가르침은 이와 공명한다. 밥을 먹고 옷을 입는 일상들의 반복이 곧 삶이다. 생은 이렇게 작은 것들의 이어짐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작은 것들을 단단히 살아내는 힘은 그 어느 것보다 강인한 생으로 나타난다.

명상은 바로 이 작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기술이다. 명상의 시작은 호흡이다. 이 호흡을 목적으로 대한다는 건, 현재를 목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현재를 목적으로 대하는 건 곧 삶을 그 자체로 존중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존중의 시선을 받는 생은 깨어나고, 약동하고, 자기 안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출처 : IPKU
https://www.ipk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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