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재 테크

부자가 되는 풍요로운 생각 ‘웰씽킹’ 전도사 켈리 최

by 하늘구름14 2022. 5. 17.
728x90

부자가 되는 풍요로운 생각 ‘웰씽킹’ 전도사 켈리 최

10억 빚더미에 짓눌려 죽음 문턱까지 갔다가 연매출 6000억 그룹 회장이 된 인물이 오래도록 화제다. 글로벌 기업 켈리 델리(Kelly Deli)의 켈리 최(51)가 그 주인공.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WEALTHINKING)이 그가 번 돈보다 더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그가 생각하는 진짜 행복은 무엇인가.

 

 

‘웰씽킹’은 영어 Wealth와 Thinking의 합성어. 지난해 11월 발간된 동명의 책이 연말 서점가를 달구더니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비켜나질 않고 있다. 알라딘에선 종합부문 1위를 차지했고 여타 온라인서점에서도 자기계발 분야 1위를 달린다. 왜일까? 부동산, 주식, 블록체인, 창업 등 지천에 깔린 ‘부자 되는 책’을 이긴 비밀은 무엇일까.

돈 버는 아이템이 아닌 돈 벌기 위해 필요한 생각에 집중한 책이어서다.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라는 ‘웰씽킹’은 왜 누구는 부자로, 왜 누구는 빈자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을 일러준다. 부자가 부자가 된 이유를 설명한다. 부자가 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탐구하고 소화해낸 ‘부자 연구서’라 부를 만하다.

부자들의 생각과 패턴을 나열만 해놓았다면 일종의 데이터 북이 됐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1000명이 넘는 부자들을 직간접으로 연구한 뒤 자기만의 부의 원리를 끄집어냈다. 이른바 ‘부를 창조하는 7가지 생각의 뿌리’. 내면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진짜 핵심가치를 찾아라, 될 건지 안 될 건지 고민하지 말고 결단하라, 진취적인 삶을 위해 타인들 앞에 선언하라, 목표에 집중하려면 그냥 자신을 믿어버려라, 무의식 속의 믿음인 신념을 굳게 세워라, 다 할 수 있다고 강하게 확신하라, 마지막으로는 진정한 답을 찾으려면 제대로 질문하라는 게 그가 제시한 원칙이다. 믿어버리고, 신념을 세우고, 확신하라니… 다 같은 말 아닌가. 중언부언 같기도 하고 다소 추상적인 구호의 나열 같다. 처음엔 적어도 세련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책을 열면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다. 활자도 시원하고 내용도 군더더기 없이 쉽다. 강한 자신감이 보인다. 주저 없이 솔직한 자기고백이 독자를 유인하고, 어느새 그들의 생각의 뿌리를 건드리고, 마침내 ‘풍요의 생각’에 이르게 하고, 기어이 자신의 목표를 구호로 써보고 말하게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웰씽킹이라고, 그는 말한다. 읽고 공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짐하고 행동하게 하는 책이랄까. ‘믿음’과 ‘신념’과 ‘확신’이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다른 단계인지, 왜 반복돼 등장하는지도 곧 알 수 있게 된다.

자칭 ‘웰씽커(웰씽킹을 하는 사람들)’의 리더인 켈리 최는 누구인가. 무슨 자격으로 wealth와 thinking의 전도사가 되었을까. 켈리 최(본명 최금례)는 글로벌 기업 ‘켈리 델리(Kelly Deli)’의 회장이다. 지난해에 엘리자베스 여왕과 프로축구선수 베컴보다 상위인 영국 부자 순위 345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자산이 3억 8900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는 약 6200억 원에 달한다. 그는 10여 년 전 프랑스 리옹에서 초밥 도시락 코너를 시작해 대박을 터트리고 불꽃 번지듯 성장했다. 지금은 이 기업을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6000억 원이라는 성장가도에 올려놓았다. 이후 자신이 산증인 된 경영 노하우와 부자 마인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웰씽킹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유튜브 1000만 뷰를 기록한 멘토이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웰씽커’ 또는 ‘켈리스’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그의 오래전 인생은 가난 때문에 피폐했고 음울했다. 어려서부터 봉제공장 합숙소에서 여공생활을 했고, 6남매 중 유일하게 야간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공장에서 모은 돈으로 일본으로, 프랑스로 디자이너 공부를 하러 유학을 떠났다. 맨몸으로 부딪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며 졸업했지만 패션업계 일을 오래 하진 못했다.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최고가 되기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친구의 권유로 광고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다가 ‘10억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고, 죽을 만큼 힘든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늘 자신을 믿어준 어머니 때문에 낙담과 포기를 일삼을 순 없었다. 센강의 절벽에서 돌아와 바닥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천신만고 끝에 초밥 장인인 일본인 셰프를 만나 ‘스시 데일리’를 론칭했다. ‘켈리 델리’의 씨앗이자 모체였던 도시락집이었다. 그 ‘대박’을 만나기 전의 외롭고 험난한 고생담과 분투기는 책과 강연을 통해 꽤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국 부자 상위 0.1%가 된 지금은 일을 대폭 줄였다. 전문경영인을 들이고 남편과 함께 이사회에서 활동할 뿐이다. 바닥에서 최고까지 두루 밟아온 그에게 진정한 부와 행복에 대해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역시 가능한 한 많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전파하려 하니 다행스러운 일.

요트로 세계 일주 여행을 한다고 들었다. 한 번 떠나면 1년이 걸릴 수도 3년이 걸릴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또 태평양 어디쯤 있을 그에게 이메일을 띄웠다.

 

유럽을 출발해 지중해와 대서양, 태평양의 섬을 두루 돌아보는 세계일주 여행은 켈리 최 가족의 베스트 이벤트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직후 100일 프로젝트로 복근을 만들고 몸짱이 되기도 했다.

 

남태평양 세일링 중이라고 들었다. 지금 좌표는 어디쯤인가?

 

책 쓸 때(2021년) 갈라파고스였고 지금은 유럽에 와 있다. 2년 반 동안 지은 집이 완성됐고, 이사회도 해야 했고, 직원들과 연말도 같이 보낼 겸 얼마 전 들어왔다. 지금 우리 배는 남태평양 어떤 섬에 있다. 태평양 건널 때 어머어마한 태풍을 만나 돛대가 부러졌다. 수리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해서 중단하고 들어왔다. 원래는 1년 더 여행하고 내년에 서울에 도착해 엄마를 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지도에서 점으로도 안 보이는 작은 섬들을 찾아 떠난다고 들었다.

 

요트로 가족과 함께 떠나는 세계 일주는 생각만 해도 멋지다. 너무너무 멋진 풍경을 많이 봤다. 돌고래 떼가 수백 마리씩 몰려다닌다. 대형 가오리 떼도 날아다닌다. 손바닥만 한 날치들이 떼를 지어 날다가 멍청하게 우리 배에 부딪쳐 죽는다. 비 오듯이 떨어져 즉시 죽는 날치들을 보면 너무 신기했다. 가장 멋졌던 건, 깜깜한 새벽에 혼자 나와 있을 때다. 달빛과 별빛에 취해 있을 때 배 앞쪽에서 빨간 달덩이 같은 것들이 수없이 떠다닌다. 해파리 떼다. 그게 달빛에 반사돼 너무너무 아름다운 빛을 낸다. 꿈속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열 살짜리 딸은 배 여행 중에 요트 스쿨링을 한다. 아침 7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선생님한테 수업을 받는다. 7개월 동안 1년 치 수업 다 배우고 남는 시간은 여행을 통해 가는 곳마다 역사와 지리를 저절로 익힌다. 매일 수업 끝나면 다이빙을 배우고 수백 마리의 상어들이랑 같이 논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알고 보니 피만 흘리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니 무서울 게 없었다. 거북이, 물개는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요트에 올라타 내려가질 않는다. 오히려 우리더러 나가라고 하는 식이다. 사실 거의 같이 살며 태평양을 건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저술 등 왕성한 활동을 한다. 가족과 지내는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는가?

 

영향이 있긴 하다. 처음엔 인스타그램 할 때까진 괜찮았는데 유튜브까지 하니까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된다. 게다가 세일링 중일 때는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으니까 어렵다. 인스타 사진 정도는 겨우 송신하는데, 영상은 어쩔 수 없이 비행기로 4시간 이상 걸리는 섬에 가서 업로드하고 돌아올 때도 있었다. 남편과 딸이 이해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봐주시는 분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 없이 나 혼자 편할 궁리만 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책과 강연에서 ‘끈기’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도 원래 끈기가 없는 사람이었다. 끈기란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끈기를 가지게 됐는지 궁금했다. 결론은 타고나는 게 아니었다. 길러지는 것이라는 걸 알고 난 뒤 우선 다이어트부터 어떻게 잘 해볼까 생각했다. 난 평생 다이어트에 실패했었다. 실패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실패했다’가 아니라 ‘나는 30년 동안 다이어트를 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또다시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할 수 있다, 하겠다고 결단한다. 그리고 주변에 선언한다.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사람 앞에서 선언해야 한다. 다음엔 동지를 모은다. 함께 하면서 매일 인증을 한다. 그런 테크닉으로 끈기를 기를 수 있고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었다. 내겐 ‘복근 만들기 100일 프로젝트’가 그것이었다.

오십대인데도 소셜미디어를 아주 능숙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재작년에 엄마 보러 서울에 왔다가 코로나 때문에 우울해하는 사람들을 봤다. 이런 기회에 자기계발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에 인스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 6시 반에 동기부여 되는 글을 올렸다. 점차 내 글에 호응하기 시작하더니 팔로워가 꽤 늘었다. 그때 업로드한 글들이 ‘웰씽킹’ 책의 뼈대다. 소셜미디어의 장점은 공짜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사생활이 오픈되는 건 많은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부작용도 있다. 왜 저들은 행복하고 나는 불행하냐고 비교한다. 명품 걸치고 맛있는 비싼 음식 먹는 사람을 보면 약이 오른다. 그렇게 자기과시만 하는 사람은 끊어야 한다. 생각하게 하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을 팔로잉해야 한다. 켈리는 그중 어떤 사람일까 생각한다. 나도 사람인 이상 단점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켈리한테 열광하다가도 나중엔 욕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거다. 그런 이슈가 올 때 섭섭하지 않도록 미리 노력하는 편이다. 미리 튼튼하게 내면을 다지고 내공을 쌓는다 할까. 그런 마음의 준비 없이 인플루언서가 되고 인기에 취하다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열심히 한다.

‘켈리 델리’ 경영과 ‘웰씽킹’ 관리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두는가?

 

사업(켈리 델리)과 웰씽킹은 다른 두 채널이다. 켈리 델리는 전문경영인을 두고 있고 난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일부 참여할 뿐이다. 혁신을 담당하는 팀을 관리한다. 웰씽킹은 사업이 아니고 재능기부이지만 현재로선 비중이 더 크다. 물론 직원 8명, 자원봉사자 20명 정도가 일하고 있어 어느 정도는 수익이 있어야 한다. 딱 그 정도로만 수익을 낸다.

성공해 부자가 된 사람들 1000명을 연구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구했다는 것인가? 그들을 ‘씹었다’고도 하는데 ‘씹었다’라는 의미는?

 

500명 연구했다는 나폴레온 힐의 <성공의 법칙>, 200명을 연구했다는 <타이탄의 도구들> 등을 봤다. 15년 넘게 지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팔로잉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1000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을 연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왜 씹어 먹냐고 물으신다면, 자기계발서 같은 걸 보고 그냥 읽었다로 끝나지 말고 온전히 숙지하고 행동하라는 의미다. 행동을 해본 사람과 읽고만 넘어간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 행동해야 내 것이 된다. 씹어 먹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론다 번의 <시크릿>을 60번 이상 읽었다고 했다. 왜 특별했나?

 

빚지고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너무너무 힘들었다. 일어설 듯하다가 다시 우울해지고 찌질해지고… 죽을 것 같았지만 병원 다니고 약이라도 먹을 생각조차 안 했다. 그렇게 마음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그 책을 보면서 우울함을 달랬고, 나중엔 한 치의 의심 없이 믿게 됐다. 간절히 믿으면 돕는 힘이 작용한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확신했다. 그랬더니 실제로 일이 일어났다. 물론 다른 책도 많지만 나한테 유난히 크게 다가온 책이었다.

수많은 책에서 지식과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난독증도 있었다는데 힘들지 않았나?

 

사실 책을 그리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난독증 때문에 한 권을 끝까지 다 읽기 힘들다. 잡지를 봐도 그림만 보고 넘기지 텍스트를 읽진 않는다. 지금도 팔로워들 댓글이 잘 안 보이기도 하고 더듬거리며 읽는다. 이메일도 비서가 대신 읽어준다. 그런데 망하고 빚지고 우울증에 빠져 있던 내가 다시 일어나려면 뭔가 공부가 필요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가를 제대로 알려면 공부를 해야 했다. 가장 싼 공부가 책이었다. 인터넷도 활성화된 때가 아니었고 인플루언서라는 말도 익숙지 않을 때였다. 그렇게 책 읽기 싫어하고 어려워하던 내가 왜, 어떻게 책을 읽었겠나? 좋아하는 이야기니까 읽히더라. 또 간절하게 필요하니까 읽게 되더라. 먼저 썼던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에서 ‘한 분야의 책 100권을 읽으면 학위를 딴 것과 같다’는 말을 쓴 적 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독서했다. 내게 독서 습관을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 속독을 하냐 정독을 하냐, 메모는 하냐 등등을 묻는다.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내 독서 습관은 그냥 좋아하는 책, 필요한 책을 단 10분이라도 매일 읽는 거였다. 100일 프로젝트로 그것만 실행해도 책이 저절로 재미있어진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 얘기도 했다. ‘나만의 알고리즘’이란?

 

인터넷에 들어가면 목적을 잊고 어느새 연예인 가십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알고리즘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흔한 예다. 난 디지털기기의 모든 알림을 끈다. 알고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제일 어려운 알고리즘이 내 알고리즘이다. 사람의 머릿속에선 6만 가지의 생각이 떠돈다고 한다. 의도와 달리 딴짓하면서 그게 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내가 아니다. 정신 차리고 빠져나가야 한다. 찌질함을 발견했을 때 결단하고 빠져나와 행동해야 한다. 무의식에서 올라온 나쁜 알고리즘을 파기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부와 행복을 만들어냈다.

잠재의식이 일반 인식보다 3만 배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경이롭다. 직접 체험한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다.

 

내 잠재의식을 믿고 행동해 켈리 델리를 성공시킨 게 대표적인 증거다. 4~5년 안에 300억 현찰이 있는 여자가 되겠다고 상상하니까 그렇게 되지 않았나. 복근 있는 여자가 되기로 결단하고 100일 만에 13㎏를 빼 상상한 대로 복근 있는 여자가 됐다. 요즘은 철인 3종 경기 나가는 게 내 무의식의 목표다. 다들 미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수영은 할 줄 아냐고 묻길래 하긴 하는데 튜브 끼고 한다고 대답했더니 기가 막혀한다. 자전거는 타냐고 묻길래 자전거가 없다고 답했다. 달리기도 마라톤으로 따지면 13시간 기록으로 들어올 수준인데 도전한다고 했다. 그럼 대회에 내년에 나가냐 후년에 나가냐 묻는데 올해에 나가겠다고 했더니 더 어이없어한다. 난 안 될 것이다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하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액션 플랜을 세운다. ‘못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올 10월에는 철인 3종 경기에 나가 있을 것이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버리고 나서 새로 들이면 좋을 습관은?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하면서도 나쁜 습관으로 생활이 채워져 있어 좋은 습관을 집어넣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나쁜 습관 버리기가 먼저다. 나는 올해도 또 술을 끊었다. 십수 년 전에 사업을 시작할 때 끊고 오래 술을 마시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와인 정도는 마셨지만 올해는 철인 3종 때문에 다시 끊었다. 설탕물도 끊었다. 남편과 와인 마셨던 시간을 수영을 더 연습하는 데 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은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30분 전에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급하고 중요한 일은 잘하는 편이다. 급하긴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도 사실 많이 하고 산다. 이제,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로 두면 어떨까? 바로 건강관리와 독서, 자기계발을 위한 명상이다. 눈뜨자마자 오늘 하루를 어떤 모습으로 지낼지 명상하며 10분 동안 시각화한다. 10분은 책을 읽고, 또 10분은 이불을 정리하며 스트레칭이나 플랭크 자세로 운동한다. 이렇게 하루 30분씩만 투자해도 나중엔 엄청나게 성장한 사람이 된다.

 

‘켈리 델리’의 오늘을 있게 한 ‘스시 데일리’ 매장과 셰프, 직원들

.

프랑스 리옹에서 첫 출발해 지금은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초밥 사업의 성공 배경엔 ‘도움을 청하는 용기’가 큰 역할을 했다. 도움이 있게 한 켈리 최의 매력과 장점은 무엇인가?

 

상대가 내게 답을 줄 수 있게 말하는 게 요령이다. 칭찬을 하며 다가간다. 당신처럼 살고 싶다거나 당신은 존경하는 롤모델이라는 식의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거기에 대고 닥치라거나 인상 찌푸리는 사람은 없다. 두 번째, 세 번째도 관계를 지속하려면 내가 그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나도 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나 모자라다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잘 찾아보면 줄 것이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SNS에 관심은 있는데 잘 못하는 것 같으면 도와주겠다 말할 수 있다. 상대의 시간과 수고를 덜어줄 만한 일을 내가 돕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사람이 했던 말은 반복하지 않게 기억하고 행동해서 성과를 보여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똑같은 얘기를 또 하지 않게끔 블로그 등 자료를 통해 상대를 미리 알고 대하는 것도 요령이자 매너다. 그래야 대화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어떤 비즈니스 용건이라도 내 것만 챙기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상대도 챙기고 공공을 위해 더 크게 활용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회봉사나 공헌 같은.

책에선 일본과 프랑스 유학생활 이야기가 구체적이진 않다. 고생스러웠을 텐데….

 

서울과 일본, 프랑스 세 군데서 유학생활을 한 셈이다. 정말 고생했다. 고생한 얘기밖에 없다. 일본에선 시체 닦는 아르바이트 빼곤 다 해본 것 같다. 식당 주방일, 신문배달, 옷 만들기, 모델 등 닥치는 대로였다. 프랑스에선 언어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니 1원 한 푼 안 쓰는 게 최선이었다. 다락방에 살았는데 너무 추웠다. 다락방은 옥상에서 사는 거랑 마찬가지다. 전기 값 아끼려고 이중, 삼중으로 커튼을 치고 어쩌다 구한 스키복 원단을 창문과 문, 바닥에 켜켜이 깔아야 했다. 일본에서 유학 마치고 파리 에스모드에 편입한 거였는데 가난 다음으로 언어가 최악의 문제였다. 일본에서 그랬듯이 6개월 안에 언어를 마스터하겠다 결심했는데 일어와 불어는 전혀 달랐다. 학비는 비싼데 말은 안 들어와 매일 울면서 등교를 했다. 숙제는 뭐였냐, 수업 내용은 뭐냐고 자꾸 물어보니까 애들이 나를 피했다. 유난히 처지는 나랑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같은 유학생 처지에서 본인들도 어려운데 나까지 가르쳐줘야 하니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나. 우울했다. 한 학년 마치고 휴학하고 학원 다시 등록하고 재편입하고… 정말 어렵게 다녔다. 당연히 프랑스 친구가 거의 없었고 한국과 일본 애들이 주류였다. 언어가 안 되니 한마디로 찌질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다른 학교에 입학하고서 한 친구를 만났는데 그 유명한 ‘이대 나온 여자’였다. 후배인 이 친구는 인기가 많았다. 조용하고 남의 말 경청하는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는데, 이 친구는 말을 너무 잘하고 활발해서 사람들한테 인기가 넘쳤다. 그 친구와 어울리며 관찰해보니 자기 얘기를 많이 해 주목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너무 멋지다는 반응이었고 파티에도 초대되는 인물이 되어갔다. 상류사회 커뮤니티에도 인싸가 되고 친구도 많아졌다. 그때부터 덜 외로웠던 것 같다.

남편 제롬은 어떻게 만났나? 한국 남자는 관심이 없었나?

 

한국 남자를 사귀긴 했다. 그런데 어차피 둘 다 프랑스에 사는 이방인이다 보니 외롭고 힘든 점이 많았다. 외국인끼리 사귄 셈 아닌가. 그러니 외롭고 힘들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프랑스인이랑 사귀면 낯설지 않고 수월할 거라 생각했다. 주변에서 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귀는 식이었지만 그때부터 이상형 리스트를 만들어 30가지를 적었다. 프랑스인이 첫째였고 착하고 요리, 운동, 음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꼽았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펼쳐놓고 수시로 언젠가 찾을 이상형을 상상했다. 동시에 이상형이 날 싫어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나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형을 만나려면 나도 자격이 있어야 하니까. 소개로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이 남자다 싶었다. 집에 놀러갔더니 결혼 준비가 완벽히 돼 있는 사람이었다. 모든 공간을 반만 쓰고 반을 비워뒀다. 세상에 태어나 그런 사람은 처음 봤다. 프러포즈를 받고 너무 행복했다. 남편은 이상형 리스트 조건에 딱 하나만 안 맞았다. 외모는 상관없지만 키는 170~190㎝여야 한다고 가볍게 써놓은 게 화근(?)이었다. 제롬의 키가 193일 줄이야. 그랬더니 자기 아버지도 나이가 들고선 젊을 때보다 6㎝ 줄었다고, 자기도 곧 줄 거라고, 내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우리 남편은 점점 더 완벽한 내 이상형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만난 지 13년 정도 됐는데, 아마도 5년쯤 뒤면 30가지를 다 충족하는 이상형이 될 것 같다.

켈리에게 어머니는 너무나 특별한 존재로 그려진다. 어떤 분이신가?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하신 것 반만이라도 내 딸에게 한다면 완전한 성공이다. 엄마는 한글도 모르는 문맹이고 죽어라 농사만 지으며 6남매를 키우신 시골 아낙네다. 찌든 가난에도 유일하게 고등학교를 고집하는 내게 “넌 잘할 거야”라고 믿어주셨다. “나처럼 모자란 늙은이가 무슨 말을 하겠냐, 네가 더 잘 알아서 할 거다”라고 용기를 주셨다. 나도 딸의 인생에 간섭하기보다 기다렸다가 어려움이 있을 때면 도와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무 힘들 때면 엄마가 같은 자리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언제든 엄마한테 돌아와도 된다는 믿음은 내게 엄청난 힘이 됐다. 그런 게 진정한 모녀 관계인 것 같다.

결국 돈을 엄청나게 번 대성한 딸이 됐다. 봉제공장 다닐 때 돈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했다. 어린 금례가 생각한 그때의 돈과 켈리가 생각하는 지금의 돈은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

 

봉제공장 시절 돈은 수단이고 지금 돈은 시간이다. 공장 시절 캡슐방 널빤지 침대 생활은 너무 힘들었고 돈은 그냥 절박한 어떤 것이었다. 지금은 돈이 있다는 건 시간이 있다는 의미로 읽는다. 책 쓰고 유튜브 하고 SNS 하고 여행하고…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 게 돈 때문이다…. 시간을 돈으로 산 셈이지 않은가. 그러니 돈은 시간이다.

‘르상티망(강자에 대한 약자의 시기나 질투)’이라는 말이 있다. 유럽 사회와 한국 사회는 부자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다른가?

 

나는 르상티망이 엄청 심했던 사람이다. 부자에 대한 경계심과 질투가 많았다. 부자가 되길 갈망하면서 부자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못할 것’이라는 패배의식이 강했다. 그런데 유럽 상류사회를 처음 접했을 때 르상티망을 특별히 느낀 적이 없다. 그들은 그런 쪽엔 관심이 없다. 한국 사람은 “너가 어떻게 상류 소사이어티에 들어갈 수가 있냐?”, “걔들은 이렇고 저렇지 않냐?”고 지레짐작하고 말한다. 편견이 많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굉장히 오픈 마인드이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 있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며 부자일수록 더 가진 자를 시기하는 르상티망이 없는 것 같다.

지난해엔 ‘웰씽킹’ 활동에 바빴다. 올해와 더 앞의 계획은?

 

<웰씽킹>이 베스트셀러로 약진하고 있으니 고마울 뿐이다. 다른 책은 아직 준비하는 게 없고 <웰씽킹> 영문판이 나올 것 같다. 회사는 ‘지금 하듯이 잘 하자’ 정도 마음먹는다. 100년 기업을 만들자는 게 목표다. 이제 50이 넘었다. 돈은 회사가 충분히 벌고 있으니 나는 100세 시대에 어떻게 사회에서 멀어지지 않고 인생을 즐기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가 생각한다. 뭐가 됐든 그런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통해 선한 영향을 받고 행복해질까를 늘 생각한다.

 

텍스트로 보낸 질문이 직접 녹음한 음성파일 안에 답이 되어 돌아왔다. 유튜브에서 익숙해진 목소리 톤이지만 말의 결기와 자신감은 그것들보다 훨씬 더한 듯하다. 자신의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최고치를 찍어보겠다고 생각하고 5년을 잡았다고 했다. 취미생활도 안 하고 술도 끊고 친구도 안 만났다.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세계여행 중에 책을 쓰고 출간하고 새로 이사한 집을 돌보러 유럽 어딘가에 와 있다고 한다. 성장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도전하라 했고, 실패하면서 배우라 했고, 그러면서 성공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믿기 힘든 생의 반전. 그런 그가 어찌 결연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그에게 누가 르상티망을 말하겠는가.

※ 기사 원문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95826

 

부자가 되는 풍요로운 생각 ‘웰씽킹’ 전도사 켈리 최 - 여성조선

‘웰씽킹’은 영어 Wealth와 Thinking의 합성어. 지난해 11월 발간된 동명의 책이 연말 서점가를 달구더니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비켜나질 않고 있다. 알라딘에선 종합부문 1위

woman.chosun.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