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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도서] 100문 100답 - 불교입문편 (대원정사 편집부 엮음)

by 하늘구름14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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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절판된 책이기는 하지만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기에 책장을 넘기며 살펴보다가, 

 

왠지 이 부분은 공유하였으면 하여 옮겨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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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쪽

28. 불교의 대중화

대중불교운동의 당위성과 그 방향은?

 

불교가 깊은 산사에 안주하여 찾아오는 신도만을 대상으로 복을 빌어주던 시대는 지나갔읍니다. 이조 500년간 억불정책으로 본의 아니게 은둔적이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불교의 동면시대는 막을 내렸읍니다. 

 

부처님은 신을 거부했고 불평등한 사성계급에 맞서 스스로 시정에 뛰어들어 올바른 지혜와 정당한 방법으로 대중의 편에 서서 그 뜻을 두루 폈읍니다. 

 

시정의 한가운데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불교가 이 땅에 되살아나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석존의 본뜻인 동시에 불교가 대중 속에서 살아남아 본래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대중불교시대에는 나 혼자만의 안락이나 부(富)를 원하지 않습니다. 대중불교운동의 목표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웃이 함께 스스로의 인격을 도야하고 즐거움과 고통을 나누어 갖고자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상부상조의 원리에서 출발합니다. 

 

특권계층이나 소외계층만을 위한 편협된 불료가 아닌 <모든 사람의 복리(福利)를 위해> 바른 법을 펴라고 한 석존의 뜻이 구현되어야겠읍니다. 

 

이러한 뜻의 대중불교운동이 이 땅에서 꽃피게 하려면 먼저 낡은 옷부터 갈아입어야 할 것입니다. 

 

대중불교운동의 구체적 실천방안에 대하여는 많은 선각자들이 여러 각도에서 조명도 해보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읍니다. 만해선사는 그의 불교유신론을 통하여 열두 가지의 개혁안을 주장했고 박한영 선생은 평생 동안 불교 혁신운동과 교육사업에 몸 바치기도 했읍니다. 또 백용성 스님은 생산적인 불교를 펴보고자 북청 탄광을 경영했는가 하면 선농(禪農)일치의 이상적 수행을 부르짖으며 함양의 백운산 30여 정보를 개간하여 유실수를 심기도 하였읍니다. 

 

이러한 선각자들의 이상과 오늘의 불교 현실을 감안하여 보면 대중불교운동의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첫째 기복불교에서의 탈치입니다. 복을 비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나 기복일변도의 소극적이고 나약한 불교만 가지고는 오늘의 대중을 계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루고자 하는 구도행과 사회에 봉사코자 하는 보살행이 새의 양 날개처럼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시중 포교의 활성화입니다. 

 

근래에는 도심지에도 많은 사찰이나 불교회관이 들어서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신행의 터전을 마련하고 있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다만 아직도 타종교와는 비교조차 되지 못할 열세에 있음이 현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사찰이나 불교회관의 시중 진입은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고 여기서는 법회, 강좌 외에도 청소년, 직장인, 주부 등 각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활동이 확산됨으로써 불교의 사회복지사업 또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세째, 성직자의 자질 향상입니다. 

 

현대인들은 대체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읍니다. 이들에게 불교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신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성직자의 학문적 인격적 자질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불교의 이상이 대중과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것이라면 구태여 출가, 재가를 구분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출가자는 출가자 본연의 자세로서 자신을 닦고 대중을 계도해 나아가야 하며 재가자는 생활인으로서 의무를 다하면서 바른 마음으로 이웃을 교화해야 할 것입니다. 성직자의 자질향상 및 제도의 문제는 범종단적인 차원에서 연구 시도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보여집니다. 

 

네째, 경전과 의식은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과감히 풀이되어야 할 것입니다. 평생을 절에 다니고도 불교를 알지 못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시대는 지나갔읍니다. 

 

인도 사람들은 인도의 말과 글을 통하여 경전을 이해하고 의식을 집행했으며 중국인, 일본인들도 그렇게 했읍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무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과 우리글의 경전과 의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대중불교시대의 불교출판물은 불교교로 자체의 해설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인문ㆍ사회과학ㆍ예술 분야 등 불교와 연관된 모든 부분에 대하여 새로운 접합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자립경제의 불교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불공과 재공에 의하여 유지되던 사찰 운영방법은 전면 재고되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시머어니, 시할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시주하려고 하는 며느리는 이제 사라져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불자가 웃으며 보시하고 상부상조할 수 있는 제도가 개발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경영이 이루어져야만 대중불교운동은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 면에서 보면 불교계에도 많은 전문 경영인들이 참여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와같은 대중불교운동을 이 땅에 꽃 피우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모든 불자는 뜻과 힘을 한 가지로 하여 스스로 조직의 일원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젠 불자도 정당하고 떳떳하게 역사의 장안에 뛰어들어야 할 대중불교시대를 맞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를 바루고 대중이 함께 잘 살고자 하는 불교의 기본 사상에는 변함이 없읍니다. 단지 대중불교운동은 낡은 옷을 벗어던지고 현대라는 새 옷을 갈아입자는 운동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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