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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자연순환 유기농

자연 살리고 나를 채우는 순환농법 따라잡기

by 하늘구름14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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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 도시 농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관심사는 흙을 살리는 농사, 자연과 가장 가까운 먹을거리를 얻는 것이다.

 

그래서 농약도, 비료도 없이 농사를 짓고 싶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처럼 가장‘ 자연스러운’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오로지 자연물로만 농사를 완성한다는 순환농법에서 답을 찾아보자.


자연순환 유기농업 전도사를 자처하는 김윤수 씨(52)를 만난 곳은 제주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그의 집이었다. 제주지만 바닷가보다는 한라산에 더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그의 집은 산 쪽으로 올라가는 좁은 길 끄트머리에 홀로 서 있었다.

 

집 앞마당과 뒷마당을 온통 뒤덮고 있는 것은 들쭉날쭉 제멋대로 자라난 풀과 뒤섞여 있는 농작물이었다‘.

 

부지런한 농부는 아닌가 보다’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자연 그대로 작물을 키우는 자연순환농법이라고, 마침 모습을 드러낸 김씨가 설명한다.

 

순환농법에 대한 궁금증이 급격히 커졌다.

양배추 밭에는 농민과 양배추 밖에 없었다

 

김씨가 자연순환농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아주 오래전이다. 제주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농부가 된 김씨는 제법 큰 규모로 양배추를 재배했다. 당시만 해도 주변의 다른 농부들과 똑같이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다. 누구나 그랬던 시절이었고,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때였다.

 

“하루는 밭에 나갔는데 문득 이 넓은 양배추밭에 오로지 나와 양배추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땅에는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이 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농약과 비료를 주면서 농사를 지으면 그것들이 모두 사라져 토양은 황폐해지고 결국 농민과 양배추만 남겠구나 싶었던 거지요.”

 

땅을 해치지 않는, 자연을 그대로 살리는 농사법을 고민한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고 김씨는 회상한다. 스스로 줄기차게 질문을 해댔지만, 딱히 답을 얻지도 대안을 찾지도 못하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쉬우나마 독학으로 배운 지식을 토대로 초생 재배며 무경운 농법을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성과를 얻진 못했다.

 

“이상한 놈이라며 주변에서 보내는 시선도 따가웠고 답답한 마음도 커서 농사를 접고 육지로 떠났지요. 그때부터 한동안 방랑 생활을 했어요. 유기농이며 자연농법을 배우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고수들의 방법과 철학을 배우기도 했구요. 그 과정을 통해 나만의 순환농법을 정립하게 됐고 그것을 실연하기 위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죠.”

 

김윤수 식의 자연순환 유기농법의 시작이었다.

토착 미생물을 이용하다

 

김씨가 설파하는 자연순환 유기농법의 핵심은 작물의 생육을 좋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토양의 생명력을 키우는 데 있다. 토양 속 미생물의 다양성을 최대화해 건강한 토양을 만들면 그 토양에서 자라는 농작물은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토착 미생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농약이나 비료 등 인위적인 요소의 투입은 근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장 주변에서 자생하는 토착 미생물을 이용해 퇴비를 만들어 농작물을 키우고, 그 생산물로 가축을 먹이고, 가축이 내놓은 배설물은 다시 농작물을 자라게 하는 양분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각 과정에서 생산되는 자연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모두 이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간이 만들어내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퇴비로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순환 고리 내에서 생기는 모든 것을 자원화하고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지요.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해 양질의 퇴비로 만드는 것도, 토양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도 미생물이거든요. 특히 자기 농장 주변에서 자생하는 토착 미생물이 가장 좋아요. 토착 미생물이야말로 그 환경에 가장 적합한 특성이 있기에 발효 이후 결과도 가장 좋거든요.”

 

따라서 순환농법을 하고 싶다면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자생하는 원원종 미생물을 채취해 배양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씨는 말한다. 원원종 미생물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키거나 쌀겨나 보리 껍질 같은 곡물 부산물을 발효시키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김씨가 보관하고 있는 토종 씨앗들. 우리 토양에는 우리 토종 작물이가장 적합하다고 김씨는 생각한다. 2 온통 풀로 덮인 마당 텃밭. 무비닐 자연 멀칭을 주장하는 김씨의 밭답게 땅이 풀과 낙엽 등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

 

‘없음(無)’으로 완성하는 농사

 

김씨의 자연순환 유기농법은‘ 없음’의 농사다. 비료나 농약뿐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한 퇴비까지, 모든 인공적인 요소의 투입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순환농법을 위해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여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 무제초제·무경운·무공장형비료·무비닐·무병충해방제·무밑거름 등이 그것이다. 김씨는 스스로 이를 ‘6무(無) 농법’이라고 부른다.

 

이 중 특히 김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경운이다. 일반적으로 농사를 지을 때 작물의 생육을 좋게 하려고 일정 깊이로 밭을 갈아엎고 퇴비를 섞어주는 작업을 하는데, 김씨는 이 작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반복된 경운으로 생긴 것이 딱딱하게 굳은 경반층이에요. 표층 아래에 바위처럼 단단한 경반층이 생기면서 작물의 뿌리가 뻗어 나갈 수도, 호흡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래서 매년 복토를 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는 거고요.”

 

그래서 김씨는 경운하지 말고 초생 재배를 통해 지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풀이 자람으로써 다양한 미생물이 흙 속에서 살아가게 되고, 토양은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토양의 수분과 양분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뭄이나 홍수를 예방하고 토양의 유실을 막는 등 다양한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굳이 밭을 갈고 밑거름을 줄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경반층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것 외에도 초생 재배는 풀로 토양을 덮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비닐 멀칭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자연스럽게 무비닐 경작이 되는 것이다. 겨울에는 주변에 떨어져 있는 낙엽이나 수확이 끝난 옥수수 껍질과 대 등으로 밭을 덮어주면 자연 멀칭이 된다.

 

“이렇게 순환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건강한 땅을 유지할 수 있고 건강한 땅에서 자란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하는 김씨는 “생산량도 충분해 특히 자급자족을 꿈꾸는 도시 농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농법”이라고 말한다.

 

글 이상희 기자 사진 최지현(사진가)

* 기사원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0289017#home

 

자연 살리고 나를 채우는 순환농법 따라잡기 | 중앙일보

[전원생활기자]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 도시 농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관심사는 흙을 살리는 농사, 자연과 가장 가까운 먹을거리를 얻는 것이다.그래서 농약도, 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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