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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호흡 (石門呼吸)/수련 체험기

석문호흡 일월성법(日月星法) 수련체험기

by 하늘구름14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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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성법 수련을 마치고 귀일법 수련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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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에 일월성법 수련을 시작하여 7월 9일에 귀일법 수련으로 승급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하루하루 기본적인 수련(행공, 본수련)에 충실히 임하였으며 

스스로의 마음에 늘 깨어 있으려 노력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귀일법 수련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새롭게 일어난 환경의 변화와 주어지는 공부에

스스로 나아갈 힘을 일으키고자 일월성법 수련 체험기를 써 보았습니다. 

 

1. 인정ㆍ존중ㆍ배려와 교류ㆍ공감ㆍ소통

 

일월성법 수련을 시작했을 때 첫 느낌은 '자유로움' 이었습니다. 그동안 사회적 기준이나 잣대로 스스로 이건 좀 바꿔야겠다, 고쳐야겠다 싶어 제 나름대로 조절하던 어떤 행동이나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음 그냥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받아들여지며 스스로의 행동이나 말에 있어 걸림이 없다고도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인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여긴 모났고 저긴 조금 부족해' 라고 혼자의 틀에 맞추어 바라보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틀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 자신이든 상대방이든 나타나는 그 모습을 진정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싶었습니다. 

 

상대방의 어떤 모습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곧 나 자신의 그런 모습을 대하는 태도와 같다고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이렇게 해 봐라, 그건 뭐가 문제다... 소위 '잔소리' 를 많이 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잔소리라고 생각을 안 했고 조언이란 생각했습니다. 좋은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에, 도와주고 싶어서 하는 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로 인해 가장 힘든 건 나 자신이었습니다. 상대방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그 틀! 스스로 그런 틀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틀이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의 '나' 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본래의 자신을 온전히 인정ㆍ존중ㆍ배려하지 못하고 자꾸만 어떤 모습이 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신과 교류ㆍ공감ㆍ소통할 수도 없었습니다. 스스로가 그 틀로 인해 너무도 숨 막히고 괴로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조화롭지 못한 만큼 주변과도 얼마나 많은 부조화를 일으켰었던가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여러 모습들, 좋든 싫든 드러나는 모든 모습들, 때로는 생각지도 못했고 마음에 꼭 들지는 않기도 한, 그런 나의 모습들을 인정ㆍ존중ㆍ배려해 주니 더 깊이 있던 나의 모습들이 드러났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기운적인 변화가 커서 명현으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스스로 깊어짐을 느꼈습니다. 나의 틀로 인해 마음을 열지 않았던 사람들과도 더 깊은 교류ㆍ공감ㆍ소통이 이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진정한 교류ㆍ공감ㆍ소통은 인정ㆍ존중ㆍ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체득ㆍ체험ㆍ체감하였습니다. 

 

2.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

 

어릴 때부터 삶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확실히는 열 살 이전에, '사람은 어차피 죽을 건데 왜 태어났지?' 라는 생각을 혼자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누구보다도 강렬히 살고 싶었습니다. 죽음이 예정되어 있는데도 생명이 창조된 거라면, 인생은 분명 어떤 스파크와 같은 것일 거라도 믿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강렬하게 살아있다고 느끼는 이따금의 순간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은 징그럽고 그 안의 빛은 찰나인데, 그 덧없는 순간만을 추억하거나 꿈을 꾸며 살기에는 삶은 지독한 것. 꼭 살아야 할까? 죽고 싶다기보다는 '죽음' 이라는 것도 '삶' 과 같은 동일선상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저는 이미 어느새 수련을 하면서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이상세계가 석문호흡으로 가능할 것 같다는 믿음이 조금씩 싹트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매 순간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느꼈던 아픔과 고통을 수련으로 조금씩 밝혀 온 자신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아픔에 내가 눈을 뜨고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그 자체로 고통이었던 시간이, 여전히 그 똑같은 패턴 안에서, 어쨌든 나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수련을 한다는 것을 저는 스스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와도 같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수련이 아니었다면 나에게는 산다는 것도 이미 의미 없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계속 산다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곧 수련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련을 계속 꾸준히 했습니다. 도문의 사안과 상황, 환경과 여건, 흐름과 형국대로, 지로사분의 지로ㆍ인도ㆍ안내대로, 더 많이 안 아프고 싶어서 믿고 따르고 성실히 임했습니다. 수련ㆍ도무ㆍ생활, 작고 소소한 것부터 꾸준히. 어느 날 문득 요즘 사는 게 그런대로 즐겁다고 느꼈습니다. 여전히 몸이 아프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요즘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내 아픔에 휩싸여 고장난 자동차처럼 아픔이 이끄는 대로 여기 박고 저기 치고 아무렇게나 다녔었는데, 그런 자신을 실컷 안아주고 나니 아무렇게나 걷던 걸음도 일정한 속도와 리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잠시 멈춰 섰을 때 내가 밟지 않아 피어 있는 꽃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있는 줄도 모르고 내가 다 밟고 다녔던, 도처에 피어 있는 들꽃들처럼, 행복이란 이런 걸까? 행복은 그냥 그렇게 그 자리에 가득 피어 있는 것.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의 인생을 바라볼 이유도 이제는 옅어졌습니다. 

 

3. 자존 (自尊)

 

인생이  삶과 죽음의 문제가 아니라면 수련도 더 이상 삶에 종속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내 나름대로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어느 날은 정말 좋아하는 밴드의 콘서트를 정말 큰맘 먹고 다녀왔습니다. 아, 나도 드디어 이런 것도 다 할 수 있구나, 뿌듯했습니다. 

 

콘서트를 다녀와서는 하루종일 콘서트 영상을 찾아보고 좋아하는 장면을 계속 돌려보고, 수련을 시작하고는 오랫동안 정기신(精氣神) 관리하느라 의식이 뜨지 않을 때까지만 하고 관두던 습관을 버리고 다시 예전처럼 푹 빠져서 허우적거렸습니다. 며칠 만에 바로 컨디션이 다시 악화되었습니다. 누워서 소금주머니를 올리고 한참을 있어 보기도 하고 행공을 했지만 쉽게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조금 안정이 될 만하면 다시 보고 싶어 들어가고, 이걸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결국은 너무 악화되어 선차를 마시려고 물을 끓였습니다. 차를 마시려고 앉았는데 그런 나 자신이 너무 구질구질해서 환멸이 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다 하고 사는데, 왜 나는 이러 못나서 '석문호흡' 에 의지해야 하는지. 특히 오랫동안 예술 쪽의 무언가를 동경해 왔는데, 자유분방해 보이는 그런 사람들과 내가 더 비교되어 한심해 보였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예술적 혼이 충만해서 그런 것만 가지고도 멋들어지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는 그렇게 되고는 싶으면서 그게 안 돼서 이렇게 행공하고, 선침 붙이고, 차 마시고 이렇게 근근이 따라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며 내가 너무 한심해서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실제로 그 사람들의 정기신 상태나 그런 게 어떤지 이제는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한 생 살다 가는 거지 뭐 이렇게 구질하게 수련하면서 살 필요 있나, 하면서 말입니다. 

 

아파지지 않을 만큼만 수련을 챙겼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도장에서는 성실히 수련하는 도반이었고 사람들이 인사로 수련 참 열심히 한다고 말하고 했습니다. 정작 저는 가뜩이나 서서 힘들게 수련하는데 영혼까지 없이 수련만 하니 너무 괴로웠습니다. 하루하루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제 사는 게 즐겁다고도 느꼈는데, 살아야 하지 않겠냐 말입니다. 언젠가부터 꿈꾸던 '자신' 을 알고 싶다던 꿈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사람들(특히 예술 쪽)을 동경하긴 했지만 그런 것은 단순히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타고난 자신의 개성을 노력으로 갈고닦아 발현되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개성부터 찾고 싶었고 언젠가부터 나의 꿈은 '자신을 아는 것' 이었습니다. 석문사상서에 개성에 대한 정의가 나옵니다.

 

'개성이란 모든 사람이 저마다 지닌 각각의 빛을 최대한 순수하게 드높여 발휘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자신의 빛과 힘, 가치를 극대로 발휘한다는 의미다.'

 

내 멋대로 아무거나 정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나의 개성이 아닌 내가 창조될 때부터 부여받은 나만의 빛과 힘, 가치, 나만의 개성, 저는 오래전부터 그걸 원했습니다. 

 

일월성법 마지막 관문인 별빛 테스트를 할 때였습니다. 테스트를 처음 하는 날, 하늘도 깨끗하고 별빛도 맑았습니다. 하늘 구석구석 별이 촘촘히 박혀 있어서 첫날이지만 테스트를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이게 내가 아파서 일어나는 나의 변화성인지, 별의 변화성인지 긴가민가 했습니다. 별빛에 변화가 있기는 한데 왜 나는 여전히 또다시 어지럽고 머리가 핑 도는지, 알 수 없는 상쾌함에 기분은 좋았습니다. 운 좋게 다음 날도 하늘이 맑아 연달이 테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테스트를 하면서는 퍼뜩 느껴지는 것이 나의 변화성과 별의 변화성이 다르지 않다고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원래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수련에서 일어나는 변화성 때문에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첫째 날 별의 변화성과 나의 변화성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둘째 날에는 그 둘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변화성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면 고통이며 빛으로 받아들이면 빛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 당연한 것을 알기 위해 그렇게 힘들었던 건지, 몸으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어 그 고통을 위로 발버둥을 치며 이건 빛이라고, 빛이라고, 소리치며 스스로를 지켜야 했는지.

 

그동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지 못했구나,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되려고 너무 애를 많이 썼구나.

 

이후로 며칠 동안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의 변화가 크게 일어났습니다. 평소 중단전부터 얼굴, 머리통까지 많이 조여서 힘든데 누워만 있어도 백회와 중단전에서 어떤 시커먼 기운 같은 것이 굴삭기로 퍼내는 것처럼 콸콸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는 지금 밝아지는 중' 이라는 정신줄만 붙잡고 다 놓아 버렸습니다. 

 

이후로 별을 당기면서 더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변화성' 을 받아들이고 나니 '별과 교류ㆍ공감ㆍ소통하며 변화성을 함께하는 이 과정 자체가 아름답다.' 고 느껴졌습니다.

 

'나는 지금 이대로 가치있고 충만하고 조화롭고 아름답다.'

 

주변의 존재들과 같이 함께 더불어 하는 자신이 가치있고 충만하고 조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과거의 어떤 계기로 인해 스스로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 이라고 오랫동안 강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육체적으로 확연히 남들과 다른 이상 증세가 시작된 표면적인 기점을 스스로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것이 악화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태로 지내다가 수련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수련을 하는 것도 결국은 난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인간적인 차원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다가 그 그릇이 깨져버린 사람,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수련밖에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월성법 내내 '자신감' 을 가지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마지막에는 그 트라우마를 한꺼풀 벗어던지게 되었고 며칠 후의 점검에서 드디어 21개월 여의 일월성법 수련을 끝내고 귀일법으로 승급하게 되었습니다. 

 

대주천 수련을 끝낼 때 즈음 떠올랐던 키워드가 '자존(自存)' 이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옆에서 잡아 줄 사람이 없으면 혼자 힘으로 수련을, 호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수련하고 숨을 쉴 수 있게 되면서 대주천 수련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일월성법 수련의 끝에서는 '자존(自尊)' 이라는 말이 다가왔습니다. 나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깊은 위안과 안정감이 느껴졌고 그런 나를 이전보다 조금은 더 믿게 되었습니다. 

 

대주천에서 일월성법으로 승급했을 때 선역장님께서 '자신과의 교류ㆍ공감ㆍ소통 잘하고 자신을 인정ㆍ존중ㆍ배려하기' 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내가 그렇게 힘들어도 열심히 잘해서 대주천을 끝냈는데 뭐가 부족해서 이런 말씀을 주셨을까? 무슨 말씀인지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자신을 인정ㆍ존중ㆍ배려하다 보니 자신과 교류ㆍ공감ㆍ소통하게 되었고 자신과 교류ㆍ공감ㆍ소통하다 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 모습 있는 그대로 자신이 존귀한 존재(自尊)임을 느끼게 되면서 일월성법 수련이 결지어졌습니다. 

 

세상을 환히 밝히는 눈부신 태양과

그 빛을 받아 또 다른 세상을 맑게 비추는 달,

까마득한 어둠을 수놓는 찬란한 별빛.

 

저마다의 밝고 맑고 찬란함으로 빛나는 해와 달과 별처럼 

나 역시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빛나는 소중한 존재.

 

'밝고 맑고 찬란하게 빛나는 소중한 존재인 나' 를 일깨워 준 자신과 도법과 하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석문도법(양장본 HardCover)
『석문도법』은 석문호흡 수련의 근간이자 바탕이 되는 석문도법(石門道法)을 체계적, 논리적, 합리적으로 기술한 책이다. 석문호흡 수련을 통하여 인간이 완성 세계인 하늘(도계)에 올라 자신의 본래 근본자리를 찾아 신이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저자
석문도문
출판
석문출판사
출판일
201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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