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맥운기 수련을 마치며
00지원 손00
와식수련한지 1년 5개월, 소주천 승급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믿어지지 않고 얼떨떨합니다.
2주동안의 마무리 시간이 자신에게 너무나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50년의 삶 속에서 뭔가를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한다는 것을 석문호흡 수련 외에는 생각해보거나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맥 수련 시 기감)
처음 기감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 헤매다 허리 주위로 멘소래*을 바른 듯 후끈거리더니 그다음엔 반원을 싹둑 잘라 좌측 전체가 시원+후끈거림이 한꺼번에 느껴졌습니다.
얼마 후엔 살며시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원이 그려지는 듯 느껴졌었고 예전에 아팠던 부위(명문혈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좀 더 아픈 듯)가 마치 한 블록 같은 느낌이 드는데 주사기 피스톤으로 조금씩 좌에서 우로 미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기운을 따라 의식을 옮겨보니 단전~명문혈까지 직선도 아니며 울퉁불통한 느낌이 들었고 명문혈~우대맥혈까지는 비포장도로(신작로가 좀 더 바른 표현인 듯)처럼 우대거혈 지점에서 좀처럼 넘어가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운기되어 유통되었다는데 느낌은 잘 모르겠고 단지 허리벨트(남성용이 아닌 얇은 여성용)가 조였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느낌이다.
(삶의 변화)
15년 전, 사업 실패로 매일 걸려오는 독촉전화에 시달리다 보니 지금까지도 가끔씩 눈뜨면 가슴이 벌렁벌렁합니다. 가정은 파탄 직전이고 식구들은 어둠에 갇혀 지낸 세월이 수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에 움츠려왔던 시간이 꽤 지속되어 마음속에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보여주려는 마음에 자연스레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고 正道가 아닌 곳에 시선을 많이 두었던 것 같습니다. 엉킨 실타래는 하나씩 풀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수련을 시작하고 바뀐 첫 번째 변화는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와 자신을 사랑하는 있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가족들과의 소통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가족들에게 다가서니 가장 힘들었을 아내(00도반 - 대맥수련중)도 마음을 내어줍니다. 아들과 딸도 이제는 석문호흡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자신들의 속이야기를 털어놓고 합니다. 자식들의 말을 빌리자면 '아빠가 많이 변했다.' 입니다. 어느 날부터인지 '사랑한다.' 는 말을 쓰기 시작했고 미소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출애굽
빠스카 : A -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
: 히브리 민족이 고통받는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으로 이동하는 것
신약에서의 빠스카(출애굽) -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매일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것 (A - B)
이것이 곧 거듭남이요. 새롭게 태어나는 것(생사여의 = 부활)이라 배웠고 이를 통해 매일 거듭남으로써 사회가 변화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밝음으로 매진하고 나아갔어야 했는데 주변이, 환경이, 함께하는 이들이 어두워졌다고 그냥 주저앉았던 자신을 모습을 봅니다.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을 빠뜨렸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거듭남이 의식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정기신(精氣神) 함께 거듭났어야 했는데... 늦지 않게 깨우쳤으니 다행입니다. 이제라도 엄중하고 담대하며 당당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득 저녁시간에 도반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내일부터 소주천 수련이신데 어떠시냐고 묻습니다.
"그냥 담담합니다." 라 말씀드렸더니 왜 기뻐하지 않으시고 담담하냐 하십니다. 석문호흡 수련을 하겠다고 처음 입회원서를 쓴 것이 20년 전인 것 같습니다. 20년을 돌고 돌아 이제 소주천 수련을 하게 되었는데 왜 기쁘지 않겠습니까? ^^
소중한 길에 같이 함께 더불어 해주시는 지로사님들과 도반분들이 있기에 더욱 힘을 냅니다. 긴 글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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