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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호흡 (石門呼吸)/수련 체험기

석문호흡 대주천 수련을 시작하며

by 하늘구름14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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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천 수련을 시작하며

00지원 박00 도반

 

북한산 일출 사진입니다. 석문호흡 온양 수련을 마치고 대주천 수련을 시작하며 그 기분을 일출 사진으로 표현함.
북한산 일출

 

허리가 아파 몇몇 수련단체를 전전하다가 인연을 맺은 석문호흡이 나에게 잘 맞는 것 같아 열심히 하다 보니 일월성법 단계까지 수련을 하였다. 그런데 직장에서 대통령 자문기구인 혁신위원회에 1년간 파견근무를 가라는 명을 받고 직장 근무지가 바뀌게 되었는데, 그곳 생활이 너무 바쁘다 보니 어느덧 수련과 멀어지고 말았다.

 

수련을 계속해야한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 마음을 잡고 다시 도장에 나가서 와식 단계부터 수련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예전 단계로 복귀하기도 전에 직장에서 연구년을 얻어 미국의 대학으로 1년간 방문교수로 떠나게 되면서 다시 수련과 멀어지고 말았다. 미국에서 가끔씩 대맥을 돌려보곤 하였지만, 기감이 약하였고 수련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였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생활이 바쁘고, 아내가 나의 수련을 못마땅해하기도 해서 그것이 핑계가 되어 본격적인 석문호흡 수련생활을 미루고 일상의 리듬에 따라 생활을 계속하였다. 그렇게 생활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퇴행하는 느낌이 들고 삶이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느낌이 들어서 수련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우선 수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직장 근처의 00지원에서 수련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어 다시 00지원을 찾게 되었다.

 

석문호흡 도장의 분위기가 편안하고 수련하기에도 좋았다. 예전에 비해 도장의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느낌은 있었지만, 적응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수련을 멀리한지 오래되다 보니 와식부터 다시 수련을 시작하였다. 석문호흡에 입문한 이후 세 번째로 와식 수련을 하게 되었다.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와식 수련에 임했다. 세 번째 하는 와식 수련인 만큼 빨리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빨리 수련이 진행되지 않아서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오랜 기간 수련을 쉬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며 처음 수련하듯이 마음을 내려놓고 수련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대맥 수련 단계에 들어와서 과거 대맥 수련 시 느꼈던 기감의 기억들이 오히려 수련에 방해가 되었다. 과거 대맥의 기감을 자꾸 떠올리다 보니 의식이 앞서서 무의식 수련에 장애가 되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을 좀 더 내려놓기로 하고 수련에 임하였다.

 

대맥 수련 단계에서 나에게 또 다시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일상생활과 수련의 위태로운 균형이 대맥 수련에 이르러 무너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승진을 앞두고 승진에 필요한 연구실적을 채워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일에 집중하다 보니 수련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가는 나 자신의 모습이 느껴졌다. 일상생활과 수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매몰되어 수련과 멀어진 경험을 종종 했던 나로서는 일상생활과 수련의 조화가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처럼 수련으로부터 계속 멀어지지 않고 다시금 수련의 끈을 당기면서 일상생활과 수련의 균형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데는 크게 두가지 동력이 작용했던 것 같다.

 

첫째는 '석문사상'과 일련의 석문도서(石門道書)들을 접하게 되면서 석문호흡 수련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석문사상을 읽다 보니 그동안 나의 삶의 궤적과 고민의 단편들이 다 정리되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었지만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으며, 어떤 대목을 읽을 때에는 몸에 전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만, 참으로 색다른 독서 체험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수련생활을 나의 개인 일정에 따라 늦췄다 당겼다 할 것이 아니라 수련을 중심에 두고 생활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도장에 걸려있던 본립이도생(本立以道生)의 의미가 새삼 크게 느껴졌다. 이러한 깨달음으로 인해 수련을 중심에 두고 일상생활을 조화시키는 노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는 지로사분의 관심과 배려이다. 대맥 수련 이후 나의 수련이 지지부진 한 것을 보시고는 대화방을 통해 수련을 챙겨주시겠다고 하셨다. 지로사분의 관심과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 응하였다. 약속했던 수련의 분량을 채우지 못했을 때 조금 더 마음을 내어 수련에 임하였다. 수련할 때마다 지로사분께서 개설해 주신 대화방에 하트와 미소를 올리고 수련을 하면 도장에 매번 나가지는 못해도 도장에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지로사분의 꾸준한 수련과 배려의 모습과 마음이 느껴지고 수련도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생활지로사 3급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셨는데, 생활지로사 3급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내 마음속의 도문에 대한 소속감과 책임감이 더 커짐을 느꼈다.

 

수련과 일상생활의 조화라는 문제를 풀어나갔던 경험을 정리하면서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떠올랐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 자신의 의지와 함께 석문도서를 펴내신 한조님, 대화방으로 매일 수련을 챙겨주시는 지로사님, 그 외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고, 자유의지를 발휘하여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구적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같이 함께 더불어 한다면 어떠한 문제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온양 수련을 마무리하며 앞으로 수련을 계속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주변에 좀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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