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련체험기
00지원 하00
20대 초반부터 수련을 시작하여 이제는 수련을 한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사실 몸이 아픈 것 때문에 시작했다 보니, 수련을 하면서 좋아지는 것도 맞지만 그만큼 이런저런 부대낌이 때로는 버겁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수련을 하면 좋은 건 알겠는데, 내가 하면 좋은데, 이걸 과연 다른 사람에게 좋다고 권유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작아지곤 했습니다. 특히나 요즘 제 또래의 젊은 사람들은 의식이 많이 성장하여, 예전 세대와 다르게 굳이 고생하는 삶을 살지 않더라도 개개인인이 안락하게 삶을 꾸려갈 수 있을 만한 여건이 잘 조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굳이 결혼이라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힘들다면 굳이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버는 생활 등, 기성 세대가 정형화된 삶의 틀에 맞춰 사느라 안고 갔던 많은 힘듦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자유롭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법수련에서 한창 헤매고 있을 때, 자주 전화하면서 도움을 받던 도반님이 있었습니다. 그 존재는 당시 전신주천을 하고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저와 비슷하게 건강 문제로 수련을 시작하였지만 전신주천이 되고 나니 정말 좋다고 빨리 열심히 해서 전신주천으로 올라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도 이 정도면 됐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다, 이런 생각으로 그 이상의 의지를 더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신주천을 해보니,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더 빨리 올라왔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은 없지만 (어쨌든 매순간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왜 그때 그 존재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또한 저와 집에서 같이 수련을 하는 지상 가족 역시 전신주천을 시작하면서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어째서 그것이 가능했던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양상과 시간은 다르겠지만, 저는 전신주천이라는 단계에서부터 이런 체득 체험 체감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수련을 하면, 수련하는 행위 그 자체가 사실 제일 재밌기도 하지만 (수련하며 집중해 있는 상태 그 자체가 정말 좋아서) 그로 인해 자신이 일상 생활에서 영위하고 있는 행위들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또한 지속가능해지는 점이 또 다른 좋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움이 단발성이라면 쾌락이겠지만 지속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건 행복인 것 같습니다.
평소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정신력 훈련을 담당하기도 했던 김주환 교수라는 존재의 채널입니다. 정신 건강, 행복 등에 대해 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일반인의 수준에서 알기 쉽게 전달해주어, 개인적으로 즐겨 보는 채널입니다.
행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강의 중, 어떤 청취자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대답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교수님 말씀대로 삶의 정해진 목적같은 건 없고, 그냥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단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면, 그냥 맨날 술 먹고 돈 쓰고 놀러 다니고 이렇게 사는 것도 즐겁게 사는 거니까 그렇게 살아도 되는 것 아닌가요?
- 유흥으로 즐거운 건 뇌과학적으로는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것은 쾌락이다. 쾌락이 아닌 행복은, 전전두피질이 활상화되는 은은하고 잔잔한 안정감을 주는 즐거움이다.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하며 사는 것이고 그게 바로 자기 긍정, 타인 긍정이다. 나 자신을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하며 살고 타인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면서 살면 된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줘야 내가 행복해진다. 그냥 태어난 김에, 그렇게 사랑과 친절을 베풀면서 살면 된다.
저 역시 한때 삶의 의미, 내가 지상에 태어난 이유 같은 걸 찾고 싶어서 애썼던 시간이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는 것도 괜찮은 삶이겠지만, 이왕 태어난 거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이왕 태어난 거, 자신이 최초로 갖고 내려왔던 빛보다 조금이라도 더 밝아져서 근본 자신에 보다 가까워 지는 길을 가는 것. 이 정도면 아직 수련을 하지 않는 존재의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자기 긍정, 타인 긍정하며 주변에 친절하게 베풀고 사는 게 말이 쉽지 그 실천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하다 보면 그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친절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런데 이 현실은 언제 바뀌는 거지? 이런 회의감이 들고, 뭐 그러면서 마음을 닦아가는 거겠지만, 그 마음을 실제로 닦는 실질적인 수단이 마음과 육신을 연결해주는 기운이기 때문입니다.
창조란 하늘의 영역이므로, 그 피조물인 우리는 그 뜻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석문사상서에 창조의 의미가 나와있지만, 그것을 읽고서도 저는 하늘이 이 모든 것을 “굳이” 왜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하늘이란 것 자체가 왜 생겼을까? 하는 의문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제야 비로서 내가 알 수 없는 것을 고민하지 않고 이왕 태어난 거, ”석문호흡“ 수도자로서 한번 잘 살아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확실해졌습니다. 자신의 현생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근본을 알고 나아가 업장소멸하여 거듭나는 삶을 사는 것, 생각만 해도 신명(神明)나는 삶입니다.
이제는 주변 존재들에게도 자신있게 말하려고 합니다.
태어난 김에, 석문호흡 해 보는 건 어때요?
https://www.youtube.com/watch?v=UlyaQrcD-8o
<<< 석문호흡 이야기 >>>
https://youtu.be/U03zTVguI9Y?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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