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석문호흡 (石門呼吸)/수련 체험기

[수련체험기] 석문호흡 전신주천을 마무리하며

by 하늘구름14 2023. 2. 19.
728x90


전신주천을 마무리하며

 

00지원 황0

 

눈을 감고 내 안을 본다. 석문호흡은 단전의 중심인 석문에 만물의 근본인 기(氣)를 모으는 호흡법이다.
눈을 감고 내 안을 본다.

 

잠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득한 추억이 돼버린 듯한 지나온 내 삶의 한  과정. 14년의 그리 짧지 않은 삶과 수련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 여기까지 애써 오기까지 수없이 몸부림치며 힘들어했을,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그래도 잘 버텨왔노라고 먼저 감사하다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는지.

 

쉽고도 어려운 길에 들어섰음에 그래도 끝장은 봐야 된다는 오직 한마음으로 그동안 수없이 많은 어려운 난관들을 잘 극복해 내었고 앞으로도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 하나로 세상에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노력 하나면 이루지 못할게 하나 없다는 내 인생의 철칙을 필두로 다시금 의지와 열정을 내세우는 계기로 삼아 지나온 과정들을 회고해 봅니다. 

 

수련과의 인연

 

추운 겨울의 어느 날 넓디넓은 운동장에서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운동을 하다가 지쳐 숨이 턱까지 차오르다 잔디밭에 누워 긴 숨을 쉬었다. 내뿜는 하얀 입김사이로 푸르디푸른 하늘이 보였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가슴 저편에서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아~ 저 하늘,

하늘이 있다면 저 하늘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 ^^

 

그렇게 하늘을 그리워할 뿐, 흐르는 시간 속에 또다시 잊고 살다가 무덤덤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유명한 예언자가 이야기한 마지막 날은 끝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내심 세상이 한 번 뒤집어 지기를 바랐던 학창 시절부터 염세주의적 성향이 무척 강했던 터라 알 수 없는 세상의 끝은 무엇일까 정말 궁금해 왔었다. 그래서인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동경심은 유독 남달랐었다. 안개 너머의 보이지 않는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과연 이 생애에서 찾을 수나 있을는지

 

회사동료의 전화통화에서 인연의 끈을 찾다

 

한통의 전화통화만으로도 사람의 아픈 병증을 알아볼 수 있단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말도 안 돼!' 라는 생각보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마음과 정말 신기해 보이기까지 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어떻게 가능하지?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는 곳이 다른 아닌 기수련을 하는 곳이라고 하였다. 마침 그날 그곳을 방문하기로 하였던 터라 호기심반 기대반에 같이 따라가기로 하였다. 

 

석문호흡!

 

석문호흡

 알록달록 빨강, 파랑 무늬사이로 새겨진 글귀가 무신 무당집 간판처럼 느껴졌었다. ㅠㅠ

처음 문을 들어서기에 앞서 내심 도포를 입은 나름 멋진 도사를 생각하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허허허, 왜? 이제야 오는가?"

 

라며 왠지 반겨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았다. 문에 들어서고 묘한 분위기와 향기에 정신이 다소 몽롱해지는 듯할 때, 조금은 인상이 거친, 정말 산 도적처럼 ㅎㅎ 생긴 분이 반갑게 맞아주시는데, 그렇게 석문도법과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분과의 귀한 인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하늘에 한 번 오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렇게 하늘과 통했던 것일까?

 

와식

 

그땐 몰랐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누우면 하늘이 보였던 것 같다. 그렇게 내 곁에 다가와 있었던 하늘이었는데 지금까진 왜 그렇게 외면하고 살아왔었는지 그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수련과의 인연의 끈을 움켜쥐고 그 속에 숨은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고 욕심도 많이 냈었다. 하지만 그 욕심은 결국 스스로에게 더 큰 아픔으로 작용한다는 무언의 진리를 몸소 깨닫기도 하였고(상기 증상), 세상에 '숨' 만큼은 욕심부려서 될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모든 게 자기 숨 이상으로 취하려 한다면 과부하가 일어나기 마련이고, 어차피 들이쉬고 내쉬어야 하는 이치이므로 자꾸자꾸 쌓아놓을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누워서 하늘의 숨이 자연스럽게 내 숨에 머무를 즈음, 그날은 몸과 마음이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하였고 같이 함께 더불어 수련을 시작했던 앞서가는 도반님들에 대한 부러움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나에게, "저녁에 점검 나오세요, 좌식 올라가셔야죠." 라는 지원장님의 말 한마디에 정말 난생처음 느껴보는 환희의 눈물을 가슴속에 훔쳐야만 했으니.

 

석문호흡!

그 알 수 없는 신비한 마력에 빠지게 된다!

  

석문호흡_수련자세

좌식

 

함께 수련을 시작했던 직장동료들은 어느새 내 곁에 없다. 사실 건강하면 남부러울 것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터라 몸보다는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보기로 하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재미로 따지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ㅎㅎ

 

폼생폼사

 

이젠 앉아서 나름의 폼도 잡아 수련할 수 있으니 왠지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도 든다. 10분을 넘기 어려운 좌식 자세, 내 몸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예민한 나도 앉아서 졸 수 있다는 본수련의 참 맛(?)을 느껴본 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아 화들짝 놀라면서 당황하기도 하였었다. 

 

이젠 마음의 중심이 단전으로 향해 언제 어디서든 단전을 바라보게 되고 생각하며 그리워하게 되었다. 돌이켜보건대 14년이 흐른 지금 아쉬워하며 그리워하는 마음, 수련의 열정 같은 초발심, 그것을 지금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음을 감사드린다. ^^

 

대맥

 

기의 조화 실체를 몸소 경험하다!

 

양손에 어리는 따스한 기운을 필두로 기에 대한 실체를 경험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과 시도를 경험해 보았다.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하였었다. 하지만 그즈음 주변 환경 도한 힘든 환경들로 인해 고통받기 시작했었다. 

 

누님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건, 교통사고로 인해 사람을 다치게 한 일, 아내의 수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수련에 대한 믿음이 증폭되어 가기 시작될 즈음 알 수 없는 일들이 연거푸 터지면서 정말 내가 수련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생길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들도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는 오지 않는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도와주는 이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보이지 않는 부분의 실체를 직접 경험해 보고서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믿음이 나에겐 생겨나게 되었다. 

 

점검날 당구공만 하게 돌던 기운덩어리를 확연하게 느끼고선, 그날의 느낌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당당히 전달할 수 있었던 자신감이 오늘 새삼 부끄러워진다. 

 

소주천

 

최소한 하늘에 이름 석자만이라도 남길 수 있는 삶이라면 후회하지 않겠다. 그 법을 찾았으니 '알자만 알게 되리라.' 는 심결이 가슴에 와닿는다. 하지만 이 생애에서의 수련이란 결코 녹록지 않다. 수많은 부딪힘과 오해 속에서 한길을 꾸준히 걸어가기란 결코 쉽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하늘이 있고 스승이 있고 그 제자들이 도법을 증거하고 있으니 순수한 믿음 하나면 족하지 않을 듯싶다. 늦가을 얘기로만 들었던 스승님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뭉클함과 그리움에 사무처 했고, 비단 이러한 감정은 나뿐만이 아닌 다른 도반님들도 그렇게 느끼고 계셨다고 한다. 정말 소소한 듯 그러한 모습이 오히려 천하도인의 참모습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온 듯하다.

 

불기운이 온몸을 감싸면 어둠은 저 멀리 달아나버리고.

 

어느 날 누님과 함께 용하다는 점쟁이에게 점을 보러 갔었다. 나름 실험맨(?)으로 동참하게 되었는데 ㅠㅠ 그 무당은 애기신을 가장 최근에 접영(椄靈)한 사람이었다. 나름 꽤 잘 본다고 하였는데 그날은 운수대꽝 하는 날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접영은 되지 않고 접영하려 별짓에 발버둥 쳐봐도 들어오지 않는 모습을 보니, 참 내! ^^;;;

 

어마어마한 수련의 내공으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생겼으니 이제 하늘사람으로서 당당히 멋지게 그 뜻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었다. 소주천까지만 이루어도 소원이 없겠구나 하는 마음이 하늘에 닿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온양

 

지금껏 기다려온 날이 얼마며 앞으로 기다려야 할 세월이 얼마인가. 이젠 어느 정도 수련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감을 내세워도 부끄럽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버리지 못한 습과 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앞으로 나아지리란 생각에 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건 나의 어둠과 습, 틀은 공부의 환경으로 다가와 이것들을 깨거나 넘지 못하면 공부는 나아갈 수 없음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특히나 나에겐 좋지 못한 습관들이 있어 이것들이 몸의 환경으로 다가올 땐 정말 극심한 고통을 함께 수반해 버텨내기 힘들 정도로 다가왔었다. 

 

아픔과 고통 이러한 것들도 지켜보는 시간과 함께 수련을 병행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곤 하였다. 몇 번의 심적 신체적 명현의 극한 과정을 맛보고선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고 그 내려놓음은 기다림의 여유로움을 일깨우게 되었으니, 어느 날 어렴풋이 잠들어 있을 즈음 무언가 쭈욱 쿵하는 느낌을 찰나에 느껴본 후 구슬을 얻게 되었다.

비로소 참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들어섰음에 자축할 일이로다. ^^ 

 

대주천

솔직함을 인정하다.

우리 수련은 진솔하다. 내가 이 수련을 좋아하는 참 이유이다. 화려함과 가식 된 모습이 없다. 오직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진솔한, 오히려 화려한 미사여구가 거추장스럽다.

휘황찬란한 기운에 휘둘리다 보면 본질에 벗어나기 쉽다. 물론 그것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든 간에 수련을 하다 보면 그러한 마에 한 번쯤은 휘둘리기가 쉽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우쭐대기 쉽고 마치 그것이 전부인 양 우쭐대기까지도 한다.

의식으로 기운을 끌다 보면 온갖 재미난 현상들에 휩싸이게 된다. 세상의 모든 기운들을 마음대로 끌어다 내 마음대로 쓴다. 그래서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 마음과 마음가짐이다. 마음대로 힘을 쓸 수 있다 하여 명분을 벗어나 사사로이 쓴다면 이는 하늘의 법, 아니 세상의 근본 이치를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정말이지 어느 정도 심기운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마음가짐을 바로 세워 하늘의 이치에 합당하게끔 능력을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에게 당당해지기에 앞서 나 스스로 솔직하고 진솔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일월성법

 

언제나 지금처럼 그 자리에 있을 수만 있다면.

 

수련환경의 변화 

 

그간 석문호흡 지로사를 해보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 수련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그래도 끝까진 해보고 싶은 공부이기에 스스로를 믿고 하늘을 믿고 도법을 믿어왔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내가 바라보는 수련에 대한 인식이었다. 모태신앙인 그녀에게 결코 수련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란 쉽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래서 아주 가끔 그녀와의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나는 이 좋은 수련이 왜 이 세상에 이렇게 더디 내려앉는가라는 의구심에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결국 나만 바라보고 그리워하는 세상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반문해 본다. 주변에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나 또한 전출되어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고 낯선 환경 낯선 존재들과의 새로운 인연으로 공부를 이어가게 되었다. 

 

안정된 환경은 나태함을 불러오기 십상이고 새로운 환경은 낯섦에 위축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듯싶다. 버리고 싶은 기억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 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기억들조차도 지금의 내 모습인걸 안다. 내 삶의 방황의 끈을 놓을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우리 수련을 만난 후부터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늘 변함없이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고 싶을 뿐이다.

 

어느 날 무심히 바라본 (월법, 성법) 족자의 글들이 사라지면서부터, 하늘에 떠있는 달 주위로 지금껏 보지 못한 아주 거대한 달무리를 보게 되면서부터, 나에겐 알 수 없는 마음이 찾아옴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있을 자리는, 언제나 있어야 할 자리는 바로 지금 이곳인 것을.

 

귀일법

 

조금 더 순일함에 빠져들다.   

 

사실 법 수련에 접어들면서 마음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즉 마음을 쓰는 법(心法)에 대해서 항상 살피고 살펴야만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생활에서도 늘 마음을 건드리는 일들로 가득했었고 특히나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었던 것 같다. 

 

그 마음에서 오는 병은 그대로 육장육부(6장6부)를 흔들어 댔었고 조금 나아지는가 하면 또다시 뒤 흔들기를 반복! 이젠 지레 겁먹고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고 싶을 정도로 두려워했었던 것 같다. 인생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만이 인생의 참모습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듯 내게 있어 나를 벗어난 공부는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시사해 주는 듯싶다. 

 

나를 벗어나 세상을 넘어서고 우주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나는 과연 보다 폭넓은 인식의 세게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과 의식은 한량없이 커져만 가야 할 것 같다. 

 

본원 귀일법 점검

 

난생처음 본원에서의 점검은 사뭇 그 느낌이 남달랐다. 단 한 번의 점검을 위해 들였을 정성과 노력에 조금 더 나 자신의 귀함을 생각해 보게 된다.

 

풍수법

 

직감력이 때론 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유난히 남달랐던 나의 예민함은 수련 초기부터 다른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물론 반응이 바로바로 나왔던 것도 ㅎ~ 한몫하였지만 조금은 민감했던 게 수련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좋은 환경으로 작용하는 계기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적당해야 좋은 법, 너무 지나친 자만심으로 인해 사물들을 자꾸 왜곡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나의 생각들과 이기심으로 재단질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로 하는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점검권자의 일침으로 이 모든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ㅠㅠ 나중에는 스스로 혼란스러워 정반울 판별하다 못해 자신감마저 위축이 되는 상황까지 갔으니 우리 공부 정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선인법

 

이제 마음의 창을 걷어버리니 내 마음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찾아든다.  

 

결코 쉽지 않은 법수련!

 

내 온마음을 휘저어버리니 흐리고 혼탁한 마음들이 사라져 가고 가슴 깊은 곳의 참모습들이 투영되는 듯하다. 지금껏 내 보이기 싫었던 내 모습들을 타인의 모습을 통해서 들여다보게 되었다.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했다. 들여다볼수록 수없이 많은 그리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수많은 감정의 굴곡들 속에서 진실된 참모습들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일까? 그저 무심하면 되는 것일까? 그 무심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동안 수없이 잣대질하며 판별해 왔을, 그리고 나의 오만함과 편견에 힘들어했을 이들에게 먼저 미안하다는 마음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는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따스한 손길을 건네도록 하자. 슬픔에 울먹이는 이들에겐 그 슬픔은 나누어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갖자. 기뻐서 즐거움에 행복해하는 이들에게 그 기쁨이 배가 될 수 있도록 환한 미소로 함께하자. 이 모든 것들이 모든 이들에게 한치의 분별없이 함께 나누어질 수 있도록 하자.

 

전신주천 

 

지나쳐온 수많은 과정들과 시행착오는 나를 온전하게 이끌어준 원동력이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라는 각오와 더불어 왠지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마지막 여정 속에서 들어선 느낌이 함께 느껴질 무렵, 그리 짧지 않은 타지 생황을 마감하고 고향으로 원대복귀하여 수련할 수 있게 되었다. 도장도 없이 남의 집 한편에서 수련했었던 일들이 바로 어제 같았는데 이젠 어쩌면 긴 추억 속에 머무를 것만 같다. 

 

석문호흡 도장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귀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젠 도장생활과 수련도 원기왕성하게 해 보아야겠다는 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면 수련도 팍팍 진행되겠지, 하지만 전신주천 또한 그렇게 만만치 않는 수련이었다. 하다 보면 되겠지 하는 세월이 흘러 정말 정처 없이 흘러가버린 듯하다. 승급에 대한 기대감도 잊힌 지 오래요. 갈수록 내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가는지 점점 목적의식 또한 흐트러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경락만을 가지고도 일 년을 넘기기도 했었다. 이러다간 석문호흡 수련을 내려놓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마저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수련에 대한 끈을 놓을 생각은 없었고 잠시 나태해진 마음과 자세를 붙잡으려 참으로 부단히 많이 노력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세월들과 일들을 지금까지 수련해 온 만큼 지나쳐오며 반복하기를 되풀이하였고, 어쩌면 내게 남은 마지막 희망과 신뢰마저 없었더라면 수련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기까지는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6년 6개월 남짓 석문호흡 전신주천을 마무리하던 날 72 행공의 과제를 부여잡고 채약으로 승급하던 날! 역시나 내겐 승급의 기쁨보다는 또다시 시작이구나 하는 비장한 각오가 가슴 깊이 자리한다. 

 

길을 더디 가더라도 바르게만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리라. 그 길을 바르게 인도해 주시는 하늘과 스승, 도반이 있으면 족하리. 때로는 그 길을 벗어날까 두려움이 들기도 하지만 난 여전히 지금도 이 길을 걷고 있고,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이 길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에 이젠 그러한 두려움을 내겐 사치이다!

 

같이 함께 더불어!

 

우리에게 하늘의 신성과 영광, 축복과 복됨, 충만과 풍요, 만족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고대해 본다!

 

P.S.

왠지 밀린 숙제를 마무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노력과 정성으로서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