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법 마무리 일지
00지원 조00 도반
생각해보니, 수련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삶은, 항상 만족이 없었고 불안한 삶의 연속이었다. 내가 태어난 해 아버지의 사업은 부도가 났고 그 뒤의 가정 경제가 무너지면서 하고 싶었던 그 어떤 것도 나의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유년시절...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정 경제가 넉넉지 못해 포기해야만 했고 난, 늘 그런 게 불만이었지만 그냥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착한 딸로 살아야 한다고 자신을 위로 하면서, 맘속 깊은 곳에 많은 욕구들을 억눌러 놓으면서 그렇게 성장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운 좋게 합격을 해서 힘든 직장생활이었지만, 가정경제에 큰 보탬이 되면서 부모님의 무거운 어께에 날개를 달아드리는 효녀 딸이었다. 하지만 정작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고, 왠지 내자리가 아닌 듯 항상 가시밭에 앉아 있는 것처럼 힘들고 불안했다. 가톨릭 신자였던 나는 4년간의 직장생활을 과감히 그만두고 정신지체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복지 단체에 자원봉사를 지원하면서 수녀님들과 함께 3교대를 하면서 1년여 동안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힘든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신앙 속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지낸 그 세월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비록 몸은 좀 고되고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내가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원장수녀님께서 나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해 월급까지 챙겨 주셨다.
그렇게 1년을 생활하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권도반님의 권유로 석문호흡을 알게 되었다. 책으로 접한 석문호흡은 참 특이했고 또 다를 세상 같았다. 하지만 금세 마음속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렇게 3개월쯤 시간이 지나자 한번 도장에 가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도장에 가게 되었는데, 그날이 점검 날이었는지 조금은 잔치 분위기에 먹을 것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참 편안하고 좋았던 분위기였다.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은사님도 만나게 되었고, 나는 더 이상의 검증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고 석문호흡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집에 돌아와 모든 것을 정리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 이였다고 해야 할까? 집과 차를 모조리 정리하고 대청소를 하면서 나름 마음도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보름정도의 시간이 흘러 도장에서 입회원서를 쓰고 드디어 석문호흡을 시작하게 되었다. 뭔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죽을 때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입회원서를 썼던 그날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하염없이 복받쳐 울었는지,.. 아마 원신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그때부터 난 누군가 새롭게 연애하는 기분으로 아침에 도장을 가는 게 너무나 가슴 설레었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살면서 마음 한편이 항상 허함이 있었는데, 수련을 하면서는 그 허함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정말 사는 것 같았다.
와식 때, 단전을 처음 느꼈을 때의 그 희열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었고, 좌식 때 단전그릇에 충만히 축기가 되었을 때는 숨 쉴 때마다 회음까지 청량한 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져 신기하기도 했다. 하루하루 기적을 경험하면서, 드디어 대맥에서는 기운이 운기 되기 시작하면서 극도의 외로움이 느껴져 울면서 도장에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나의 종교를 정리 했다.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수련을 통해 체득하면서 석문호흡에 더 집중하고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주천 때에는 얼마나 열심히 행공을 했던지, 두달 보름 만에 소주천 유통이 되었고, 하루하루 수련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온양수련에 올라갔고, 온양수련 중에 친정아버지께서 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게 되었는데, 아버지의 병간호로 힘들어 하시는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면서 온양구슬이 떨어졌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일전에 내 손을 꽉 잡으시고는 석문호흡을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마음이 참 안타까웠지만 나는 다음 생에는 석문호흡과 인연이 되어서 수련하시게 되실 거라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면서 내 삶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그간에 많은 것들이 조금씩 정리가 되어졌고, 내 마음도 좀 더 석문호흡 쪽으로 일념정진하게 환경이 정리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대주천에 올라가서는 의식수련인지라 의식을 써서 새로운 길을 뚫어 나간다는 게 어렵게 느껴졌고 단전에서 의식이 벗어난다는 게 조금은 두렵기도 한 감정이 일어났다. 한 석 달 정도 적응기간이 지나면서 의식수련의 감을 찾기 시작했다. 백회를 뚫고 바이칼 시원역사를 참석하게 되면서, 하늘의 존재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나’라는 존재를 인식해가면서 주위사람들과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이 즐거워 진게 아마 대주천때부터 이었던 것 같다. 용천과 노궁이 공간의 기운과 함께 소통되면서, 나는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집과 도장에서 서서히 조화로운 생활 속에 균형을 잡는 듯 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대주천 수련을 마무리 하고 드디어 일월성법수련을 하게 되었다.
해달별의 기운을 내 몸 속에 담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흥분되는 수련이었다. 처음엔 해 달 별 의 기운에 적응하느라 조금 힘이 들었지만, 서서히 적응해 가면서 명문에 회음에 석문에 기운을 축기 하면서 뭔지 모를 강한 힘 같은 게 내안에 쌓이는 듯 했고 서로 기운이 소통하듯 3가지의 기운이 서로 운기 되면서 묘한 기감 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날 달을 보며 수련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눈앞으로 그 달이 아주 빠르게 다가와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 수련을 하지 않았으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여러 가지 일들을 직접 체험하고 체득하면서 점점 수련에 대한 믿음과 내 자신에 대한 믿음, 도법에 대한 믿음이 껑충 껑충 자라나고 있었다. 그렇게 일월성법을 마치고 귀일법에 들어섰다. 참 잊을 수 없는 단계...귀일...황홀경을 한 번도 아닌 몇 번씩이나 경험하면서 수련이 점점 더 재밌고 역사에 계속 참석하게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체득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엄청 회복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틀이 점점 더 넓어지는 과정에서 힘듦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행공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 가장 빠르고 쉬운 길임을 그간의 수련을 통해 느껴왔기에 열심히 행공하고 또 행공했다. 그러면서 단전으로 깊게 숨이 빨려 들어가 마치 몸이 온데간데없어지고 의식만 뚜렷이 남는 신기한 경험도 해보았다. 귀일법을 마무리하면서, 내공이 엄청 상승했고 체력도 좋아지면서 어느 정도 수련에 대한 여유가 생기니, 자주 풍수법 때는 눈이 밖으로 돌려 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 내가 엄청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밖의 세상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런 시기에 스스로 수련의 양이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크게 어려움이 없었기에 풍수법을 1년여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중단전 수련이 이런 거구나 하고 우습게 생각했던지 선인법 때는 정말 엄청난 환경이 밀려왔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나는 무척 힘들어 했다. 특히, 지상 남편과의 갈등은 심리적으로 너무나 큰 압박감이었다. 자꾸 인성이 올라오면서 죽고 싶은 생각마저 스스럼없이 들 정도였다. 화심법 행공을 하루 종일 하면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힘든 무렵 어느 날 본수련을 하는데, 역사에 참석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자 순식간에 뭔지 모를 기운이 확 바뀌는 느낌이 들었고 그 다음날 점검 때 전신주천으로 승급하면서 역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간 힘들어 했던 선인법 공부를 되돌아보며 역사 중에 잘 마무리하고 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모든 게 나를 변화시키기 위한 하늘의 배려였음을 알게 되었고 하늘의 사랑이 이렇게 크고 넓다는 것도 같이 깨닫게 되면서 감사드렸다. 또 다시 한걸음을 내딛으며, 의지와 노력으로 더 밝은 사람이 되도록 자신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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